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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하면 범죄자? 죽은 여성권리에 애도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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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센스팜 작성일16-11-21 09:59 조회2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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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서울 시내에 두 차례에 걸쳐 검은 물결이 일었다. 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민우회 등 14개 여성단체가 여성 생식권에 대한 애도의 의미에서 검은 옷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낙태죄 폐지를 위한 시위'를 벌였다. 촉발제는 9월 23일 보건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의료관계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이었다. 임신중절수술 적발 시 의사의 자격 정지 기간 1개월을 12개월로 늘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한국은 1995년부터 임신중절수술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모자보건법상 △ 본인이나 배우자가 우생학적·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 질환이 있는 경우, △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해 임신한 경우, △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인척 간에 임신한 경우, △ 임신이 산모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칠 경우에만 제한해서 허용한다. 이는 임신 24주 이내에 배우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실제 법은 효력이 없는 것과 다름없었다. 2011년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한 해에 벌어진 임신중절수술 16만 8,738건 중 69%가 허가받지 않은 채 진행됐다. 낙태죄로 인한 기소 통계는 연평균 열 건 남짓이다. 보건복지부는 낙태금지법이 사문화된 이유를 '낮은 처벌 수위'로 봤다. 단순히 법을 강화하면 불법 낙태가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반발이 거세지자 보건복지부는 일단 개정안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여성단체들은 낙태를 죄로 규정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낙태금지법을 폐지하자고 나섰다. 현행법상 임신중절수술이 불법인 상황에서 여성이 지속해서 터무니없이 높은 수술비용을 요구받거나 안전하지 않은 낙태로 건강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해당 시위의 시초인 폴란드의 '검은 시위'도 같은 내용이 요지였다. 보수 집권당이 낙태 전면 금지 법안을 추진하다가 대규모 검은 시위로 법안이 폐기됐다.
 
 
■ "태아 생명권 존중·배우자 동의 필수"…여성의 권리는 없다
 
"태아도 생명입니다. 태아의 목숨을 임신부가 자신의 것으로 여겨 함부로 빼앗으면 안 됩니다." 낙태죄는 태아의 생명권을 내세우며 낙태를 한 여성을 범죄자로 낙인 찍는다. 낙태 문제를 사익을 위한 선택과 생명권, 이분법적인 논리로 나눈다. 낙태한 여성들이 임신 중단을 결정한 다양한 이유를 배제한 채 그들이 부도덕한 선택을 한 것으로 치부한다. 여성의 재생산을 선택할 권리와 건강권은 맨 나중 문제다.
 
2011년 보건복지부의 동일 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이 '원치 않는 임신(50.7%)'으로 불법 낙태를 했다. '미혼(26.2%)', '경제적으로 양육이 어려움(17.9%)', '가족계획(12.9%)', '사회활동 지장(8.5%)' 등도 불법 낙태의 주된 이유였다. 대부분 사회적인 조건으로 인해 양육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낙태를 한 것이다.
 
여성·인권단체들은 맞벌이 부부의 양육 문제, 여성의 경력단절, 미혼모에 대한 시선, 장애 여성이 임신한 경우 등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현실은 개선하지 않은 채 임신중절수술을 불법으로 정한다면 여성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한다. 태아의 생명권을 계속 주장하더라도 삶이 보장되지 않는 한 해당 주장은 공허하고 무책임한 주장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행 모자보건법에 대한 문제도 지적된다. 모든 합법적인 낙태는 법률상 배우자가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규정했는데 미혼이거나 태아의 아버지가 배우자가 아닌 경우에 대한 내용은 생략됐다. 처벌은 수술한 의사와 여성만의 몫인 점도 문제다. 배우자는 형법상 낙태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지만 모자보건법상 동의권은 가진다.
 
이 밖에 장애가 없는 태아는 낙태를 불허하나 장애가 있는 태아는 허하도록 차별 규정을 둔 점, 시기를 제한해 임신 24주를 넘기면 산모가 건강상 위험할지라도 낙태가 불가능한 점, 성폭력으로 임신한 경우에는 피해를 입증하기까지 당사자가 고통과 불안을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같은 사안이나 세계보건기구(WHO)는 낙태 문제에 보건복지부와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WHO는 전 세계에서 1년에 2,200만 건의 안전하지 않은 인공임신중절이 일어나고 매년 4만 7천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했으나 상황을 예방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 원인을 충분하지 않은 성교육과 피임 정보 부족, 안전한 임신중절수술에 대한 제한적 접근으로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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